‘인도양의 파라다이스’ 몰디브 국가비상사태…정국 혼란에 관광업도 타격 불가피
김지수 기자
사진출처=/AP, 연합
인기 신혼여행지 중 하나인 인도양의 섬나라 몰디브에서 대통령과 대법원 및 야당 사이의 갈등이 극에 달한 가운데, 5일(현지시간) 압둘라 야민 몰디브 대통령이 국가비상사태를 선언하고 나섰다. 중무장한 군부대가 대법원 건물로 난입하고 야당을 지지한 전 대통령이 자택에서 체포되는 등 정치적 위기가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AFP·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야민 대통령은 15일 간의 국가비상사태를 발령했다. 비상사태 선언에 따라 야민 대통령은 반정부주의자들을 체포·구속할 권한을 쥐게 된다.
대통령궁은 성명을 내고 “특정한 권리만 제한될 뿐 국민의 일상생활, 서비스 및 기업 활동에는 영향을 주지 않는다”며 “(국가비상사태 기간 동안) 모든 몰디브 국민과 몰디브 거주 및 방문 중인 외국인 전원의 안전을 보장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몰디브의 정계 혼란은 정치범을 석방하라는 대법원의 명을 야민 대통령이 거부하면서 촉발됐다.
지난 1일 몰디브 대법원은 구금된 야당 인사 9명의 재판이 정치적 의도로 이뤄졌다며 이들의 석방을 명하고 또한 집권당에서 탈당하면서 의원 자격을 박탈당한 12명의 복권도 함께 요구했다.
야민 대통령은 대법원의 명령이 “국가의 안전과 공익을 침해한다”며 판결에 응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대법원의 지시대로 12명의 의원이 복권될 경우 야민 대통령이 속한 몰디브 진보당이 다수당의 지위를 잃게 되며, 이는 올해로 예정된 대선에 영향을 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야민 대통령은 탄핵 위기에까지 놓일 수 있다.
대법원 판결에 대통령이 불복하자 야당 몰디브 민주당은 대통령에 대한 비판을 강화하고 야민 대통령의 사임을 요구했다. 몰디브 수도 말레에서는 대통령의 불복에 항의하는 야당 지지자들의 대규모 시위가 일어나 치안 부대가 시위 참가자들을 구속하는 등 혼란이 이어졌다.
정부 대변인은 5일 성명을 내고 대법원의 명령은 국가의 최고 법규인 헌법에 공공연하게 반하는 것이라면서 정부의 국가비상사태 발령은 “평온을 촉구하려는 뜻”에서 나온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대통령의 비상사태 선언 후 중무장한 군 부대가 대법원 청사에 진입해 압둘라 사이드 대법원장을 비롯한 판사들을 체포하는 한편, 야당과 함께 야민 정부의 전복을 지지해온 마우문 압둘 가윰 전 대통령(80)이 자택에서 경찰에 구속됐다.
몰디브 경찰은 트위터를 통해 사이드 대법원장과 알리 하미드 대법관을 “현재 진행 중인 수사를 위해 구속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그들의 혐의 등에 대해서는 자세히 밝히지 않았다.
갸윰 전 대통령의 딸 유무나는 6일 새벽 0시(한국시간 같은날 새벽 4시)께 수도 말레의 자택에서 가윰 전 대통령이 경찰에 연행됐다고 트위터에 밝혔다. 야민 대통령의 이복형인 가윰 전 대통령은 1978년부터 몰디브 최초의 민주 선거가 실시된 2008년까지 30년 동안 몰디브를 통치한 인물로, 주요 야당 세력과 손잡고 야민 대통령을 비판해 왔다.
가윰 전 대통령은 체포되기 전 트위터를 통해 지지자들에게 동영상 메시지를 남겼다. 그는 영상에서 “나는 체포될만한 일을 하지 않았다. 여러분도 의지를 굳건히 해야한다”면서 “우리가 추진하는 개혁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야민 대통령은 2013년 11월 취임 이후부터 모하메드 나시드 전 대통령 등 야당 유력자들을 잇따라 체포하는 등 강압적인 방법으로 반대파를 억누르고 있다.
미국과 유엔 등 국제사회는 이번 국가비상사태 선포와 관련해 몰디브 정부를 강하게 비판하며 대법원 판결을 존중할 것을 요구하고 있지만, 사태가 수습될 수 있을지는 여전히 안갯속이다.
정국 혼란이 가중되면서 관광업 위주의 몰디브 경제에도 타격이 불가피해 보인다. 중국은 춘절 연휴를 앞두고 자국민들에게 몰디브 여행을 자제하라고 권고했다. 영국과 인도 등도 몰디브 여행 자제 조치를 내렸다. 우리 외교부도 6일 “몰디브에 거주하거나 체류 예정인 우리 국민들께서는 수도 말레섬으로 방문을 자제하고 불가피하게 방문해야 하는 경우 정치적 언행, 현지인들의 데모 및 집회 장소 방문 등은 삼가해 달라”고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젊은 파워, 모바일 넘버원 아시아투데이"
김지수 기자 jisu.kim@asiatoday.co.kr
'여행관련 뉴스' 카테고리의 다른 글
평창올림픽 성공 개최에 한국관광 관심 급증 (0) | 2018.02.28 |
---|---|
방한 관광시장 '사드 보복' 여파 지속…1월 96만, 22% 감소 (0) | 2018.02.23 |
폭설·한파로 된서리 맞은 관광업 ‘속앓이’ (0) | 2018.02.07 |
관광공사, 평창동계올림픽 방문객 환영캠페인 실시 (0) | 2018.02.01 |
[한국관광 2018]④'대한민국 테마여행 10선' 40개까지 늘린다 (0) | 2018.01.3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