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국제뉴스) 이성범 기자 = 하나투어는 태국현지에 ‘팝콘투어’라는 회사를 세워 불공정거래와 이로 인한 현지가이드에 대한 갑질과 소비자들의 여행품질하락을 자초하고 있다고 한국노총 해외 통역가이드 박인규 본부장은 밝혔다.
자국인이 많은 지분을 보유해야 하는 태국현지법상 현지인을 대표로 내세웠지만, 실질적인 운영과 관리는 한국에서 파견된 지사장이라 불리는 사람이 총괄한다고도 밝혔다.
또한 현지 지사장의 위치와 권력을 이용해 현지 랜드사들의 이익을 갈취한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 싸게 산 호텔 바우처, 현지 랜드사에게 비싸게 팔아 차액 남겨
현지의 호텔을 이용하기 위해선 팝콘투어에서 만든 바우처(숙박이용권)을 이용해야 하는데, 예를들어 1박에 10만원 짜리를 13만원을 만들어서 랜드사에 파는 구조라고 했다. 비행기의 블록구매처럼 대량으로 또는 장기간 이용 계약을 맺으면서 현지 랜드사들이 호텔을 구하지 못하게 만들어 놓은 것이라고 한다.
일정표에 숙소가 표기되어 있기 때문에 하나투어 소속 랜드사들은 어쩔 수 없이 팝콘투어의 바우처를 이용할 수밖에 없으며, 이익(차익)에 대해선 현지 팝콘투어로 귀속되며, 이들 이익에 대해선 현지 과세도 되지 않은 채 하나투어로 보내진다고 밝혔다. 어느 여행사든 계약 시 금액이 차이가 있을 수 있으나, 보편적으로 하나투어가 더 비싸다고 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호텔 프론트에서 결제를 하면서 얼굴을 붉히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같은 조건인데 상대 여행사랑 가격차이가 나는 것. 결국 타사 대비 차액은 가이드가 메꿔야 하는 보이지 않는 금액이 되는 것이다.
◆ "관광지랑 짜고 현지가 보다 비싼 입장료 판매 후 차액 남겨"
박인규 본부장은 더 충격적인 이야기를 들려줬다. "예를들어 관광지 입장료가 3,000원이면 저희 가이드들은 4,000원으로 입장료를 구입해요, 관광지랑 하나투어랑 짜고 티켓을 그렇게 만들어요" 인 당 1,000원씩 남는 부분까지 현지의 팝콘투어로 보내진다고 했다.
불법이 아니냐는 질문에 불법이라면서 무법천지가 됐다고 했다. "팝콘투어에서는 돈이 생기면 얘네(하나투어)는 거둬 들여요" 라며 앞으로 관광지는 더 심해질 거라는 예측을 하기도 했다.
◆ 하나투어 운영 지정식당(하나랑) 만들어 저품질 식사 제공 후 차액 남겨
현지에서 판매하는 도시락보다 더 비싼 가격의 품질이 조악한 도시락을 판매한다는 것이 이미 언론을 통해 보도된 바 있다. 또한 현지에 ‘하나랑’이라는 이름의 식당을 만들어 관광객을 유치하고 있다고 또 다른 한 관계자는 밝혔다.
"식사가 맘에 안 들어 다른 식당으로 가는게 어떻겠냐는 손님들의 권유도 있지만 행여라도 안들어가게 되면 짤릴 수도 있는 문제"라며 어쩔 수 없다고 한다.
수직적 구조의 유리함을 이용한 강압적 행위로 밖에 볼 수 없는 대목이다.
◆ 대형여행사 하나투어의 횡포, 피해는 고스란히 소비자들에게
이처럼 여행생태계를 교란시키는 대형여행사 하나투어의 갑질 피해는 결국 여행소비자들의 몫으로 돌아가게 된다. 노동에 대한 정당한 대가를 받지 못하는 현지 가이드들이 고객 서비스에 최선을 다 하기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
한국 소비자원 발표 ‘해외여행 관련 피해유형(2015.1월~2016.6월)’을 살펴보면 일정 및 숙소 임의 변경을 필두로 한 ‘계약불이행 또는 불완전이행’, 옵션 강요 및 가이드 불성실로 대표되는 ‘부당행위’가 해외여행 관련 피해유형의 17%를 차지하는 것으로 집계되었다.
◆ 기업위주의 해외여행표준약관 개선 시급
이처럼 왜곡된 여행시장 아래선 관련 종사자인 랜드사 및 가이드 뿐 아니라 상품을 구매한 소비자들까지 그 피해가 나타나는 부작용이 발생하고 있다.
현재 가이드로 일하고 있는 이씨는 "최소한의 여행 상품 판매 일정에 나온 경비는 지불되어야 한다"라는 규정이 약관에 만들어져야 한다고 했다. 1999년 만들어진 후 지속적인 개정을 거쳐 오늘에 이른 ‘국외여행 표준약관’이지만, 몸집이 커진 성인에게 아동복의 기준을 제시하는 모양새를 취하고 있다.
공정위의 한 관계자는 "소비자권리 중심과 사업자에 대한 부담 사이에서 합리적인 기준을 위해 고민을 해 보겠다"고 밝혔다.
태국을 비롯한 베트남, 캄보디아, 호주 및 유럽과 미주 등지에서 활동하고 있는 가이드는 대략 3만 명으로 추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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