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빠진 관광시장 '손큰' 고객, 동남아가 채웠다
[아시아경제 김흥순 기자] 관광시장의 '큰손' 중국이 빠진 자리를 동남아시아가 채웠다.
한국관광공사가 2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31까지 중국을 제외한 '인센티브 관광객'은 2016년 14만6867명보다 약 25% 증가한 18만3307명으로 집계됐다. 인센티브 관광은 기업이 우수한 성과를 낸 임직원에게 주는 포상이다. 단체 관광으로 방한하고 이들이 쓰는 비용도 많아 관광산업의 질적 향상에 기여한다. 2016년 문화체육관광부 외래관광객 실태조사에 따르면 일반 관광객이 1인 평균 1625.3달러를 쓸 때 인센티브 관광객은 2133달러를 지출했다.
국가별로는 베트남 인센티브 관광객이 5만6246명으로 2016년 2만9523명보다 90.5%나 증가했다. 필리핀(2123명→4855명 ·증가율 128.7%), 말레이시아(1만3105명→1만6681명 ·증가율 27.3%) 등 동남아 시장의 오름세가 두드러진다. 관광객 수는 많지 않으나 인도(387.4%), 미얀마(2847.4%), 터키(92.2%), 러시아(38.9%) 등도 증가율이 높았다. 이들은 주로 쇼핑과 음식문화 탐방 등에 관심이 많았다. 동남아에서 인기가 높은 '한류' 관련 문화 체험도 관광객을 끌어들였다.
동남아 시장 활성화는 정창수 관광공사 사장이 지난해 역점을 둔 사업이다.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사드) 문제로 외교, 안보 마찰이 불거지면서 중국 관광객 수가 급감하리라는 예상 때문이다. 이낙연 국무총리도 "신흥국가 경제성장률이 높아지기 시작하고 도약하는 나라들은 소비성향이나 관광이 급속히 늘어난다"며 신흥국이 많은 동남아를 중심으로 관광시장을 다변화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박철범 관광공사 미팅인센티브팀장은 "신흥시장의 인센티브단체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 이전보다 지원을 강화했다. 특히 지난해 6월과 11월 베트남과 대만에서 열린 로드쇼에 현지 기관과 기업의 다수 참여해 좋은 평가를 했다. 지속적인 방한수요 창출을 기대할만하다"고 했다.
중국의 인센티브 관광객 수는 2016년 12만3410명에서 지난해 1만7279명으로 86%나 급감했다. 조사 대상에 포함된 모든 국가의 인센티브 관광객도 270277명에서 200586명으로 약 26%로 감소했다. 신흥국에서 두드러진 성과를 냈으나 여전히 관광시장에서 중국에 대한 의존도가 큰 상황이다. 관광공사 관계자는 "평창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중국인 단체 관광객 유치는 중요한 과제다. 외교 문제로 얽힌 여행 관련 제재가 먼저 해결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흥순 기자 spor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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