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커의 ‘평창특수’는 없었다! 20만 기대→2만 명 찾아
작년 관광수지 적자는 사상 최대... 14조 원
글 김태완 월간조선 기자
2018년 2월 17일 오전 강원 평창 휘닉스 스노우경기장에서 열린 2018 평창 동계올림픽 프리스타일 스키 슬로프스타일 경기. 중국기를 두른 어린 관람객이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작년 국내 관광수지 적자가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한국관광공사가 집계한 지난해 관광수지 적자는 137억4920만 달러(약 14조7600억 원)였다. 전년보다 22.5% 줄어든 관광수입(133억2370만 달러)에 비해 관광지출은 270억7290만 달러로 14.3%나 증가했다. 원인은 복합적이나 주된 원인은 하나를 꼽을 수 있다 .한국으로의 저가 단체여행을 금지한 중국의 ‘한한령(限韓令)’ 때문이다.
그러나 지난 평창동계올림픽 때 유커(遊客·중국인 관광객)의 ‘컴백’을 믿었다. 중국 정부를 믿었다. 게다가 동계올림픽 기간이 우리의 설날, 중국의 춘절(春節)과 일치한다. 리커창 중국 총리도 “평창올림픽 기간 중 많은 중국인이 경기를 관람하고 관광도 하게 될 것”이라고 해 기대감에 부풀었다.
2018년 1월 26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입국장에서 평창올림픽 취재를 위한 중국 CCTV 미디어 관계자들이 입국하고 있다.
그러나 온다던, 오리라 믿었던 유커는 오지 않았다. 오긴 왔으나 미미했다.
지난 1월 중국인 관광객의 한국에 입국한 수는 지난해 1월보다 8.3% 증가하는 데 그쳤다. 같은 기간 인천과 중국을 연결하는 10개 항로 카페리의 여객 수는 총 4만4049명. 작년 1월 5만4683명보다 20% 줄었다. 오히려 더 줄었다.
2월 들어 약간 변화의 조짐은 있었다. 2월 초 중국인의 한국행 개인비자 신청 건수가 하루 1000여 건에 달했다. 사드 논란이 거셌던 작년 3월 유커의 한국행 개인 비자 신청 건수는 하루 300~500건이었다.
평창동계올림픽조직위는 올림픽 티켓을 20만 원 이상 구매하면 비자 면제(15일 무비자 체류)라는 카드를 꺼냈다. 또 이 관광객이 정상적으로 출국하면 5년 복수비자(90일 체류)를 발급하기로 하는 등 파격적인 유인책까지 곁들였다. 이 사실을 중국에 알리기 위해 직접 관광객 유치 대표단을 중국에 파견했다. 내심 20만 명의 유커가 방문할 것으로 기대했다.
올림픽이 폐막하고 유커의 수는 얼마로 집계됐을까.
국내 관광업계에 따르면 올림픽을 관람한 유커는 2만 명에 이른 것으로 파악됐다. 리커창 총리의 약속은 거짓이었던 셈이다.
이 2만 명도 대개는 인천시에 머무르다 되돌아간 것으로 전해진다. 인천시가 유커들이 인천에 하루 머무는 대가로 강원도까지 교통편을 제공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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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 2월 12일 평창 동계올림픽 스노보드 여자 하프파이프 예선 경기에서 중국의 리 슈앙(LI Shuang) 선수가 2차 시기에서도 실패한 후 무릎을 꿇고 흐느끼고 있다.
유커특수에 대한 바람도 공염불이 됐지만 중국에 진출한 우리 기업에 대한 보복도 여전하다. 롯데의 선양·청두 복합단지 공사가 지금까지 중단되고 있다. 곤두박질치던 면세점, 호텔 매출 역시 나아지지 않고 있다. 롯데가 작년 9월 롯데마트의 매각 후 철수를 발표했으나 인수 기업들마저 중국의 눈치를 보느라 소극적이다. 롯데는 지금까지 피해 규모가 2조 원을 넘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 정부는 중국에 아무 말을 못하고 있다. 야당과 정치권에서는 ‘굴종 사대주의 외교’라는 말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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